어느새 한국을 떠난지 10년이 넘었다. 강산이 한번 변한 것이다. 아니 요즘 속도로 말하면 강산이 몇번은 변한 것이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과 비교적 변화의 속도가 늦은 파리에 사는 분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는 나로서는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의 변화는 너무나 빨라서 때로는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인터넷을 부지런히 뒤지기도 하고, 요즘 뜬다는 드라마를 보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드라마는 우리 시대의 문화와 정신을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문화와 정신이 드라마에 반영되고, 또 드라마는 이 시대의 정신을 만들어간다. 특히 우리 나라의 상황은 그렇다.
한국일보에서 요즘 성공한다는 드라마의 특징을 "더 빠르게, 더 독특하게, 더 코믹하게!"라는 말로 표현했다. 적절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것이 이 시대의 우리 한국인의 문화와 정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목회란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늘의 진리인 복음을 가지고 계속하여 변하고 있는 이 세상을 위하여 일하는 사역이다. 교인들은 좀더 빠르게, 좀더 독특하게, 좀더 웃게 만드는 교회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하여 어떤 교회는 진리를 지키는 일에 집중하다가 이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므로 비어가고 있고, 어떤 교회는 양적부흥에 집중하려다가 진리마저 왜곡하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성공적인 목회란 어느 것도 버리지 않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와 계속해서 변하는 현실 사이에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리라. 말이 쉽지 사실은 정말 어려운 것이 바로 이 균형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모든 사역자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나의 고민이다.
주여 이 미련한 종에게 지혜를 주셔서,
영원한 진리를 가지고 이 시대를 잘 섬기다가 주님께 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