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개울녘에서 드리는 감사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오늘 무엇에 감사하고 있는가?” 때로는 감사가 입에 잘 붙지 않는다. 준비한 설교가 마음처럼 전해지지 않을 때, 사람의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을 때, 지친 하루 끝에 서 있을 때가 그렇다. 그때 나는 커피잔을 두 손에 감싸 쥐고 조용히 생각한다. “그래도 하나님은 오늘도 나와 함께 하신다.”
감사는 풍요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자라나는 믿음의 열매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첫 열매를 드릴 때, 그들의 마음은 추수의 풍성함이 아니라 광야의 기억에 있었다. 그 길에서 하나님이 함께하셨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감사는 바로 그 기억의 예배이며, 오늘의 평범함을 거룩으로 바꾸는 순종의 행위이다.
나는 올해의 추수감사절에 감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감사는 결과가 아니라 방향이다. 모든 것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하루 속에서도 하나님이 여전히 나를 인도하심을 믿기에 드리는 예배이다.”
나는 오늘도 파리의 분주한 거리를 걸으며 기도를 드린다.
“주님, 오늘도 숨 쉬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게 하소서.
제 일상이, 주님께 드리는 감사의 예배가 되게 하소서.”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 전서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