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세상은 정신차릴 겨를도 허용하지 않고 흘렀고, 우리는 그것을 따라잡기 위해서 숨가쁘게 달렸다. 2023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더니, 어느새 일상을 장악해 버렸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온 것보다 더 혁명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범용 인공지능(AGI)이 곧 등장할 것이라며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인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기술이 높아질수록 우리 마음은 묘한 허기를 느낀다. 정보는 넘치는데 지혜는 사라지고, 가능성은 확대되지만 영혼은 공허하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근본이즘 시대”라고 칭한다. 기술이 극단으로 갈수록 사람들은 다시 ‘본질’과 ‘의미’를 찾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첨단의 요구와 근본의 갈망 사이에 선 존재가 되었다. 첨단은 외면할 수 없다.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일터와 사역에서도 변두리에 서게 된다. 바울이 로마의 길을 이용했듯이, 우리도 이 시대의 도구를 익혀야 한다. 하지만 근본 없는 첨단은 공허하기만 하다. AI는 능력과 효율을 제공하지만 사람의 영혼을 살리지는 못한다. 우리 영혼을 위로하고 살리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 기도, 공동체, 성령의 위로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첨단과 근본 사이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버릴 수는 없다. 둘을 통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첨단 기술의 종이 되지 않고 그 기술을 익히고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 동시에 진리의 근원으로 돌아가 그것을 더 깊이 파고 붙들어야 한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대의 슬로건, 아드 폰테스(Ad fontes - 근원으로 돌아가라)를 다시 기억하자. 모든 것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 그가 보내신 말씀과 은혜, 그것을 견고하게 붙들 때, 우리는 세상을 이기고, 허무속에 흔들리는 영혼들을 살리고, 세상을 하나님의 문명으로 변혁시키는 하나님의 사람이 될 것이다.
『나 야훼가 말한다. 너희는 네거리에 서서 살펴보아라. 옛부터 있는 길을 물어보아라. 어떤 길이 나은 길인지 물어보고 그 길을 가거라. 그래야 평안을 너희가 평안을 얻으리라』 (렘 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