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흔들리던 신앙을 다시 중심으로 돌려놓은 거대한 회복의 사건이었다.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 이 다섯 가지 신앙의 원리가 숨 막히던 중세 시대에 문을 열어 젖히며, 교회를 다시 살아 움직이게 했고 유럽 문명 전체에 새로운 빛을 가져왔다.
    그러나 18세기 계몽주의는 여기에 솔라 라치오(Sola Ratio, 오직 이성)라는 여섯 번째 원리가 덧붙였다. 이성의 힘으로 인간을 무지와 종교의 미신적 억압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열망, 그 자체는 선한 것이었다. 문제는, 그 이성이 어느 순간 조용히 신앙의 자리 위로 올라앉았다는 점이었다.
    오늘의 유럽교회는 그 계몽주의적 유산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5솔라 위에 솔라 라치오를 세워 놓았고 그 ‘이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만든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는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현실이었다. 성경의 권위는 점점 뒷자리로 밀려났고, 기독교 신앙은 세속적 기준 속에서 재해석되고, 교회는 능력과 생명력을 잃어가고, 심지어 하나님이 없어도 교회는 굴러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분위기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역사는 늘 되돌림이 있었다. 하나님은 교회가 길을 잃을 때마다 새로운 개혁을 일으키셨다. 지금이 그 새로운 문턱 앞에 서 있는 시대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5솔라로 돌아가야 한다. 솔라 라치오가 아니라, 종교개혁이 우리를 초대교회의 정신으로 돌려놓았던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신앙의 중심은 다시 성경이어야 하고, 구원의 길은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에서 출발해야 하며, 우리의 삶은 다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방향으로 재정렬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다음의 질문 앞에 서야 한다: “지금 우리의 신앙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인가? 성령의 인도하심인가? 아니면 시대의 이성인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