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아가 종교개혁은 당시 정치·사회적으로 소외된 평신도 집단과 지역 공동체들의 지지를 통해 확산되었다. 특히 농민 전쟁(1524-1525)과 같은 사건은 종교개혁이 단순히 신학적 논쟁에 머무르지 않고 억압받는 사회 집단의 저항 운동과 맞물려 있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종교개혁은 신학적• 사회적 주변부(Periphery)에서 일어난 변혁 운동으로 후대 선교학이 강조하는 변두리에서 일어난 영적 변화의 동력과 깊은 연속성을 가진다.
변두리 이론은 단순히 사회학적•역사적 사실의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성경적 신학의 근본 원리와 긴밀히 연결된다.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선교 방식은 언제나 권력과 지혜의 중심부가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주변부와 약자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사도 바울은 «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 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신다 »라고 선포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택과 사용이 중심부가 아니라 변두리에서 일어난다는 원리를 명확히 드러냈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로마 제국의 권력 중심이 아니라 변방의 갈릴리에서 공생애를 시작하셨다(마 4:15-16). 이러한 사실은 변두리가 결핍과 소외의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적 역설(Paradox of Mission)이 드러나는 자리임을 증언한다.
따라서 변두리 이론은 단순히 사회적 주변성의 분석을 넘어서 하나님의 선교적 섭리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신학적 틀로 작동한다. 데이비드 보쉬는 « 하나님의 선교는 언제나 역설적으로 역사 속에서 주변부를 통해 중심부를 변혁시킨다 »고 주장했고 라민 사네(Lamin Sanneh)는 세계 기독교 (Global Christianity)의 확산 또한 서구의 중심부가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의 변두리 교회들로부터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고 지적한다. 변두리는 소외와 결핍의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적 주도권과 섭리가 드러나는 자리이며 중심부를 향한 하나님의 역설적 전략이 구현되는 현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오늘날 선교학의 맥락에서 변두리를 단순한 ‘선교의 대상’이 아니라 ‘선교의 주체’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미셔널 위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