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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도의 충격

(20121117일 파리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지금 마음이 무겁다.

어제 오후 내내 그러했고 지금 필리핀에서 파리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마음을 내리 누르는 부담을 벗을 수가 없다.

 

어제 일행과 함께 사랑하는 후배 김형갑 목사가 사역하는

 필리핀 마닐라 외곽에 있는 톤도 쓰레기 처리장을 방문했다.

 

몇 년 전부터 몇몇 NGO 단체들이 들어왔으나

김 목사가 사역을 시작하던 때는 어느 누구도 그곳에 들어가거나

사역을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이었다.

 

나는 김 목사가 어려운 곳에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으나

어제 그곳을 방문하고는 충격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그들은 쓰레기 더미위에 학고방보다 못한 집을 짓을 한 방에 온 식구가 살고 있었다.

어떤 집은 아이 8명을 한 방에서 키우는 경우도 있었다.

길을 밟고 서면 쓰레기 속에서 나오는 물이 흘러나오고

곳곳에 개와 아이들이 싸 놓은 똥이 널브러져 있었다.

냄새는 코를 찌르고 바로 숯을 굽는 연기는 눈을 뜰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맨발로 그 곳을 뛰어 다닌다.

그나마 선교센터는 포장을 해서 마른 땅이었다.

마침 농구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그곳에 사는 인구가 8000명 정도인데 2개월간 선교센터에서

농구대회를 해서 우승을 가린다고 한다.

 

그곳을 빠져 나오면서 내내 마음에 큰 짐을 진 것 같은 느낌이었고

지금도 눈만 감으면 그곳이 떠오른다.

 

나는 톤도 방문을 통해서 몇 가지 충격을 받았다.

우선, 김 목사 내외의 용기와 헌신과 섬김이 충격이었다.

현지인도 들어갈 엄두를 못하는 더럽고 위험천만한

그곳에 들어가서 사역할 생각을 했을까?

그들의 주님 모습 닮은 행보에 박수와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어린 아이들의 표정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그토록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었지만 우리를 웃으며 대해 주었고

좋은 환경에 사는 우리들보다 행복해 보였다.

사람의 행복은 환경과 조건에 꼭 비례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세 번째, 마른 땅을 밟고, 마른 이불을 덥고,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기적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내 자신에게 놀랐다.

 

부끄러울 뿐이다.

 “파리에 가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말아야지!” 결심하고 또 결심해 본다.

일체은혜 감사뿐입니다.” 고백하고 고백해 본다.

그리고 그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게 해 주소서!” 다짐하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