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장 한인교회에는 복 집사가 있다.
나는 백 목사님이 소개하시는 복 집사를 만나고 놀라움과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복 집사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교회를 지키는 복돌이라는 개였기 때문이다.
교회 역사상 개에게 집사의 직분을 준 경우는 아마도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그 복돌이라는 개는 지난 10년을 교회에서 생활을 해오고 있다.
개의 생이 10-15년이라고 보고, 개의 1년이 사람의 7년으로 계산하면 70살을 산 것과 같다.
복돌이는 아비장 한인교회에 와서 한 생을 보낸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동안에, 복돌이는 지난 10년간 목사님 가정과 동고동락했고,
교회의 부흥과 성장, 아픔과 위기를 다 경험하면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켰다.
그 복돌이와 얽힌 몇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첫째, 복돌이는 정확하게 교인과 적을 분별한다는 것이다.
복돌이는 매우 영리해서 목사님의 가족과 교인뿐만 아니라
교회에 찾아오는 손님을 알아보고 겸손하고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강도나 도둑이 찾아오면 그들을 알아보고 짖는 영리함이 있다는 것이다.
적과 아군도 몰라보고 적을 환영하고 아군을 공격하는 우리 사람보다 더 훌륭하지 아니한가?
둘째, 복돌이는 내전 중에 적들의 침투를 막아냈다는 것이다.
교회를 사이에 두고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밤이 되면 군인들이 담을 타고 넘어와 집안 살림을 빼앗고 여인들을 겁탈하는 위험한 순간에도
복돌이는 두려워하지 않고 짖어댐으로 자신의 사명을 잘 감당했다는 것이다.
마귀가 우는 사자처럼 역사하는 시간에도 영적으로 잠들어 있는 우리 사람보다 낫지 아니한가?
셋째, 복돌이는 주인의 명령에 절대 순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돌이는 주인이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하다가도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면
곧 바로 집으로 들어간다. 물론 주인을 보기 위해서 다시 집에서 자기 집에 들어갔다가
곧 바로 다시 나와 꼬리를 흔들며 바라보지만 일단 주인의 말에 순종하는 척이라도 한다는 것이다.
일단 이유를 대며 불순종하고, 순종하는 척도 하지 못하는 우리 사람보다 더 낫지 아니한가?
그 사연을 알고 나니, 복돌이를 그 교회의 집사로 특별 임명한 것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이제는 나도 그 개를 “복 집사”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