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3013년 코스테를 가다가
이번 대회 강사로 오신 필리핀 신승철 선교사님과 함께 보름스를 들렸다.
신선교사님은 이미 수차례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필리핀 사역자에게 유럽에 살고 있는 내가 안내를 받게 된 것이다.
보름스는 마르틴 루터가 로마 교황으로부터 파문당한 현장이다.
그는 종교와 정치권력의 위협으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에
하나님을 의지하여 당당하게 외쳤다.
“성경의 증언이나 명백한 이성의 증언에 의해서
내가 틀리다고 증명되지 않는 한 나는 입장을 취소할 수 없습니다.
나의 양심은 하나님 앞에서 전율을 느끼며,
이러한 양심을 거스르면서 행동한다는 것은
정직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이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도우소서!”
보름스 공원에는 종교개혁자들의 동상이 군을 이루고 있었다.
루터와 그의 동료들, 루터에게 영향을 준 개혁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500년 전 교회의 권력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에 진리를 위해서
당당하게 서서 맞서던 루터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려오는 듯 했다.
당시에는 고생스럽게 사셨겠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지금도 살아 있었다.
전율이 느껴졌다.
모든 것을 상대화시켜 버리는 다원주의 시대에 이렇게 산다는 것이
과연 지혜로운 것일까? 어리석고 고집스럽고 독선적인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겠는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한 사람,
말이 통하지 않는 꼴통으로 왕따 당하지 않을까? 다들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데...
석양이 깃든 보름스를 떠나면서 내 양심에 울려오는 메아리가 있었다.
“성 목사 너 지금처럼 그렇게 살면 되겠느냐?”
ㅋㅋㅋ... 정신 바짝 차리고 바른 자세로 살아야겠다.
한번 사는 인생을 진리를 위해서 꼴통이라고
왕따(왕이신 주님을 위해서 따로 구별된 인생)를 당하며
사는 것도 멋진 인생이 아닐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