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사역을 시작한지 어느새 18년째가 되었다. 돌이켜 보면 많은 분들을 만나고 많은 분들을 떠나 보내는 시간들이었다. 눈을 감으면 그 동안 함께 했던 이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인생은 어차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도 파리에 오래 살고 있는 분들은 누구나 같은 심정일 것이다. 어린 아이들까지도 이런 상황을 힘들어 한다. 그래서 교민들은 헤어지는 아픔을 두려워하며 정을 주지 않으려고 애써 보기도 하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되지 않는다.

      특별히 목양을 하면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났던 성도들을 보내는 목회자의 마음은 남다르다. 붙잡고 싶지만 소용없는 일이고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뜻을 같이하며 평생을 함께 할 믿음의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떠난다. 그럴 때마다 여기서 오래 함께 해준 성도들이 감사하고 남다르게 느껴진다.

      매년 6월이면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들과 더불어 학업을 마치고 떠나는 이들이 많으니 이 달은 여기에 오래 살고 있는 성도들이나 목회자인 나에게는 더욱 잔인한 달이 된다.

      해서 금년부터는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보내는 아쉬움이 아니라 파송하는 즐거움을 가지고 축복하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나니 훨씬 마음이 좋다. 회복하고 성장하고 훈련되어 가는 이들을 상상하니 보람이 생긴다.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서 교회와 삶의 현장에서 믿음과 성령의 능력으로 일하며 영향력을 끼치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갈 것을 상상하니 비전이 생긴다.

      요즘 아침마다 이런 기도를 드리고 있다.
      - 주님, 형제자매들을 많이 보내 주세요.
      - 잘 훈련시켜서 믿음의 특수요원으로 고국에 보내는 사명 감당하겠습니다.
      - 그렇다고 생짜만 보내지 마시고 잘 준비된 사람도 보내주세요. ㅎㅎㅎㅎ
      - 귀국한 형제자매들이 파리를 잊지 않고 기도하도록 도와주세요.

여러분을 섬기는 종 성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