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사무실 창문으로 보이는 쌩 루이 병원 공원에 학교를 마친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수줍은 햇볕에 아랑곳하고 사면을 메아리 친다. 아- 지금 대략 5시가 되가는 구나… 

        병원 사역한 지 벌써 1년 9개월,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 한번도 시신을 본 적도 없고 병원의 ㅂ자도 모르던 나에게 주님께서는 신학 5년 차 마스터 과정 중에 병원 원목의 자리로 나의 사역 방향을 인도해 주셨다.

        파리 10구에 있는 국가 소속 병원으로 암 병동 전문인 Saint Louis 병원과 내. 외과 전문 Lariboisi?re 병원, 그리고 노인병동과 정신병동이 있는 Fernand Widal의 세 병원의 개신교 원목으로 임명되어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기 충천하여 시작한 사역에 전심을 다한 열정적인 기도와 나의 믿음과는 아랑곳 없이, 채 6개월이 되기도 전에 여러 번의 입관식과 장례식을 치르게 되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분의 입관식을 시신 앞에 혼자서 치루면서, 또는 여러 친지들의 오열과 슬픔 속에 치르는 입관식에서 나름대로 깨달음이 있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지혜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지혜는 하나님만을 바라고 바랄 때에만 발견되는 것이리라…. 주님, 오직 주님만 바라보게 하소서 ! 
        5시에 약속한 환자를 보러 일어나야 할 때다. 주님, 내 앞에 앞장 서 주시고 병동 문을 열 때에 주님 먼저 들어가소서 ! 한 손엔 성령님을 붙들고, 한 손에는 환자의 손을 잡으며 기도할 때에 주님, 나를 통로로 쓰소서 ! 아멘


여러분을 섬기는 종 김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