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목성연을 마치고 선교사님들과 함께 방문한 사파리에서 진기한 새와 그가 짓고 있는 집을 보았다. 그 새의 이름은 “오브버드”(weave bird)이다. 실로 천을 짜듯이 자신과 식구들이 살 집을 짓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 새가 지은 집과 그 새가 짓는 것을 보기 위해서 그곳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오브버드가 그의 집을 만드는 과정에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우선, 이 새는 새집을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침과 주위에서 구해온 풀잎파리를 사용하여 사람이 뜨개질하듯이 엮어나간다는 것이다. 사람이 만드는 것만큼 정교하지는 못하지만 오직 부리 하나만 가진 새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참으로 정교하기 짝이 없다고나 할까! 나는 아프리카에서 최고의 건축가 새인 오브버드를 만나는 행운을 누린 샘이다.

또한, 이 새는 출입구를 새집 아래쪽에 만든다는 것이다. 보통 새집은 변변한 출입구가 없는데 오브버드의 집은 출입구가 분명하게 만들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아래쪽에 만들어 놓은 것이 나를 놀라게 했다. 얼른 보기에도 그 집은 어지간한 비바람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작고 약해보이는 새가 어쩌면 이렇게 사려 깊은 생각을 했을까? 그 작업을 하는데 얼마나 고단했을까? 인생의 집, 하나님의 집을 세워 나가면서도 때로는 사려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고단한 것을 피해 쉬운 길을 택하려 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오브버드의 새집은 하루 만에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곤 하다고 ,비가 오고 상황이 좋지 않다고 미룰 수 없는 작업이다. 납품 기일을 반드시 지쳐야 하는 일이다. 제한된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하염없이 살 것처럼 착각하며 해야 할 일을 미루며 살아가는 게으른 우리네 인생보다 낫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오브버드는 아내 새가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집을 다시 짓는다고 한다. 작업을 마치면 그의 아내 새가 와서 준공검사를 하고 만약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헐어버린다고 한다. 그러면 그 새는 자신의 아내와 가족을 위하여 그 집을 다시 만들기 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내를 사랑해서 그리하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 시대의 공처가 애처가들이 이 새를 만나면 동지를 만난 듯이 공감과 격려를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로 돌아왔지만 작은 몸집을 가진 오브버드의 새집 짓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그 녀석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