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프랑스는 이슬람의 북진을 막아낸 나라이다. 스페인을 장악한 이슬람 세력이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서 올라올 때 샤를마뉴의 조부였던 카를 마르텔이 Poitiers 전투(주후 732년)에서 승리하므로 이슬람의 북진을 막고 유럽의 기독교와 문화를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부터 프랑스는 이슬람의 북진을 막고 유럽의 기독교를 보존하는 최전선으로 존재해 오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과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기독교의 가치는 평가 절하 되었고,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산업화, 개인주의, 자유주의 신학, 세속화 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독교 신앙은 그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프랑스가 모든 종교단체를 정부와 분리시킨 1905년의 정교분리법(Laisite)은 기독교 신앙을 철저하게 개인의 영역으로 축소시키고 사회적 영향력을 차단시키고 말았다. 이로 인해서 공공의 영역에서 신앙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의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증거하는 것은 무례한 일로 취급되고 있으며, 19세기부터 정부로부터 받던 목회자들의 생활비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개신교회와 목회자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어 신앙 활동은 더욱 위축되고 말았다. 그 결과 현재 프랑스 개신교인은 프랑스 인구의 2.6퍼센트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매 주일 예배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8%에 불과한 상황이다. 복음이 찬란하게 꽃 피웠던 이 나라가 이제는 미전도 종족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가슴 아픈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슬람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거 식민통치를 했던 불어권지역으로부터 온 이주민들과 그들의 다산정책으로 인해서 이미 프랑스에는 프랑스 인구의 10%에 해당되는 600만 명의 이슬람이 살고 있다. 나는 파리에서 어디를 가나 이슬람을 만난다. 이 정도면 프랑스는 이미 이슬람화 되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파리는 다민족, 다종족, 다문화, 다종교 사회이다. 파리에는 모든 것이 있다. 파리에서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여기가 선교현장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교통과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이고, 유럽과 아프리카 불어권 24개국의 종주국이며, 그 지역에 교회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불어와 타문화의 문제를 극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그야말로 유럽과 아프리카 이슬람과 불어권 선교를 위해서 최적화된 선교적 전략지인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늘 이런 생각을 하며 사역하고 있다.
“21세기에 이 보다 더 중요한 선교지가 어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