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하고 2년 후에 잠시 귀국하여 김삼환 목사님을 뵈었을 때 “성 목사,목회는 초기 1년보다 3년 5년이 더 힘든 법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니나 다를까 3년째 되었을 때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 신실하게 섬기는 이들은 하나 둘씩 귀국했고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분들은 교회생활에 대한 훈련이 안되어 우왕좌왕했다. 과거에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한 불신과 상처가 있었던 이들은 내면의 상처를 목회자에게 표출하기 시작했고, 당을 짓는 일까지 생겼고, 어떤 이들은 우리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로 옮겨갔다. 뜨거운 밀애의 시간이 끝나고 권태와 갈등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감당하기 조차 어려운 총제적인 위기였다.


“이것이 유럽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목회의 한계인가? 그토록 은혜 받고 울고불고 하더니 결국 도루묵인가! 선교는 시작도 해보기 전에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이렇게 소모하려고 교회를 개척했단 말인가!” 실망, 우울, 분노, 절망의 감정이 엄습했고, 밤잠을 자지 못하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이런 일들은 내 속에 치유되지 않고 남아 있던 아픔과 상처를 드러내면서 나는 분노 덩어리가 되어 버렸고, 그 결과 심장과 혈관의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목회를 지속할 자신감과 의욕이 상실되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열어 그 속을 살펴보고 싶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사람 속에 무엇이 있기에 이렇게 변화되지 않을까? 왜 목사인 내가 이런 일로 실망하고 분노할까?”


마침 1년 전부터 계획되었던 부흥회를 열었다. 강사로 오신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님의 메시지를 통해서 주님은 나와 우리 교회에 새로운 비전과 회복의 길을 주셨다. 그 해 여름에 한국에 들어와 다일영성생활수련회 1. 2 단계를 참여하면서 나는 비로소 아픔과 상처와 분노 덩어리인 나의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고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찾아 누리는 기쁨을 얻게 된 것이다. 나의 강력한 요청으로 그 다음해부터 지금까지 유럽 다일영성생활수련회가 매년 파리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 교인들이 대부분 수련회에 참여하면서 은혜를받고 변화되었다.


고된 타국생활과 지친 유학생활과 과거의 아픔과 상처로 성품이 왜곡되어 길가, 자갈밭, 가시덤불이 가득한 밭이 되어 버린 마음들이 새롭게 되고 그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고 성령이 역사하시자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