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이민국가가 아니어서 교민이 많지 않다. 교민이 되어 정착할 기회를 얻은 이들 조차도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머지 한국인들은 주로 유학생, 상사 주재원, 외교관, 여행자들이다.이들은 잠시 머물다가 떠나가는 나그네들이다. 최근에는 프랑스에 머무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이기에 한인교회들은 늘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고 그들과 정들면 떠나보내는 일을 반복하며 지쳐간다. 어떤 이들은 보내는 아픔으로 인해서
처음부터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도 한다. 목회도 장기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그렇다고 새 신자 목회만 해서도 안 된다. 오래 사는 성도들을 지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열심히 기도하며 섬기고 사랑했던 성도들이 종종 “저희 교회 저희 목사님은요.”라고 해서 자세히 들어보니 자신들이 한국에서 다니던 교회와 그 교회 목사님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왠지 마음이 씁쓸해지고 목회의욕이 상실되기도 한다. 또한 나그네로 왔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은 잠시 머물다갈 교회를 위해서 깊이 헌신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목회를 해야 할까?


나는 나룻배 목회를 한다. 나룻배는 우리 교회이고 손님은 교인이고 사공은 목회자이다. 손님들은 자유롭게 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미련 없이 배에서 내려 자기의 길을 가지만 사공은 그들로 인해서 마음 상해하지 않는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배에 타고 있는 동안
만큼은 사공의 영역이다. 마찬가지로 교인들이 자유롭게 교회에 들어왔다가 정해진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은 그들의 일이고, 그럴지라도 우리 교회 있는 동안은 목회자인 나의 영역인 것이다. 목회자는 때가 되어 떠나가는 교인들에게 미련을 갖지 말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된다. 그리고 때가 되면 축복하며 보낸다. 그러면 그들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파송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편하고 보람 있는 목회가되었다.


우리 교회는 나룻배 교회이고 나의 목회는 나룻배 목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