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이미 기독교 국가였던 지역이다. 유럽 기독교가 점점 쇠퇴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저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프랑스
사역을 시작하면서 이곳은 제 3세계 지역과는 매우 다른 선교 현장임을 보게 되었다. 이들의 기독교 역사와 전통, 현재 존재하고 있는 교회를 무시하고 우리들의 방식으로 선교하려는 것은 오만과 무지의 소치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해야 하는 선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프랑스교회와 협력하고 그들에게 배우고 그들을 깨우고 다시 일어나서 재 부흥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1997년에 프랑스 개혁교회(ERF) 총회를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다. 그들은 호의적으로 맞아 주었고 선교협정의사를 밝혔다. 문서를 준비
하여 파송교회와 총회세계선교부에 보냈다. 그러나 결국 그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프랑스 개혁교회는 한국의 다른 교단과 선교협정을 맺게 되었으며, 나는 그 이후 프랑스 개혁교회와 접촉할 수 있는 길을 잃게 되었다.
2002년에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하던 중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2007년은 그때로부터 꼭 10년 후의 일이다. 프랑스 중남부 리용(Lyon) 지역의 프랑스 개혁교회들이 자신들의 교회를 팔아 신도시에 새로운 교회를 건축하던 중에 30만유로가 모자라서 건축을 중단할 상황이 되자 최숙희라는 한국인 프랑스 개혁교회 목사를 통해서 나를 만나자는 연락을 한 것이다. 파리의 한 카페에 만나 상황을 듣고 그 일을 돕는 것이 프랑스 교회 재 부흥을 위한 선교적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몇 주후에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님이 파리를 방문하시게 되어 15구에 있는 한인식당에서 프랑스교회 대표와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한불선교협정을 맺고 그런 공적인 관계를 통해서 재정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고 이종윤 목사님과 프랑스 대표도 동의했다. 그 해 여름에 프랑스 개혁교회는 대표단을 구성하여 한국에 파견했으며 이종윤 목사님과 새문안 교회 이수영 목사님이 애를 쓰셔서 우리 교단의 명성, 서울, 새문안, 소망, 영락, 광주 서림교회 등이 재정지원을 약속하고 이행하게 되었다. 또한 서울교회는 프랑스 개혁교회 목회자 30명을 김치세미나에 초청했고 이것이 프랑스 개혁교회가 한국교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