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시 시작된 한불선교협정 논의는 다시 5년이 지나서야 그 결과를 보게 되었다. 좋은 일일수록 더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기도하며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에 프랑스 개혁교회 내에서는 많은 격론이 일어났다.이미 한국의 한교단과 협정을 했으니 다른 교단과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과 PCK 교단과도 협정을 맺어 실질이고 폭넓은 선교협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에서는 이미 우리 교단이 30개국 이상의 교회들과 협정을 맺고 있는 상태이니 프랑스 개혁교회와 선교협정을 하지 않겠다는 총회 실무자들의 입장과 프랑스교회 선교협력을 통해서 프랑스와 유럽과 불어권 아프리카 선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교계 어른들의 입장이 대두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교회는 깔뱅 탄생 500주년 행사에 재정. 인력. 기술지원으로 적극 참여했고, 프랑스 교계지도자들을 식사 초청하여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갔고, 한불연합예배들을 진행하는 등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해 나갔다.
불가능하게 보였던 한불선교협정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하나님이 길을 여신 것이다. 2011년 6월 3일 프랑스 개혁교회 오를레앙 총회에서 양 교단의
대표인 김정서 총회장님과 슐람베르제 총회장님이 협정서에 사인을 했다.놀라운 것은 오를레앙 총회는 프랑스 개혁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이는 마지막
총회이며 이 협정도 그 이름으로 마지막 맺는 역사적 협정이라는 것이다. 2012년부터는 프랑스 개혁교회와 루터교회가 한 교단이 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 이런 놀라운 의미를 주시려고 이 일을 지연되게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그동안 조바심을 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이듬해인 2012년 9월에는 프랑스개혁교회 총회장과 임원들이 서울에서 열린 우리 교단총회(총회장 손달익 목사)에 참석하여 새로 만들어진 프랑스개신교연합교단의 이름으로 더 심화된 협정서에 사인함으로 한불선교협력은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한불선교협정이 있은 후부터 모든 것들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워졌다.당장에 장신대와 파리 신학교의 자매결연이 이루어졌고, 프랑스 개혁교회나 개신교총연맹에서 하는 행사에 공적신분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장신대에서 오는 방문 팀들을 프랑스교회가 공적으로 영접하고 안내하게 되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개신교연합교단의 파리지역총회장인 베트랑 까즈노브와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선교센터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프랑스교회를 목회할 수 있는 한국인 목회자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서로가 가진
것들을 나누고 공유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들을 채워나감으로 하나님 나라의 선교가 불일 듯 일어나기를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