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현장에 있다 보면 배움에 목마르게 된다. 한국에서는 추가 학습이나 재충전을 위해서 학교와 각종 세미나 등에 참석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선교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각종 강의를 통하거나 책을 구입해서 보충하는 정도가 대부분이고, 게다가 책값도 한국에서보다 2배나 더 비싸니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영적. 지적 성장이 멈추게 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다.

그 중에서 중요한 배움의 방법은 만남을 활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현장이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사역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는 다양하고 수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이분들을 맞이하는 일에 재정과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하기에 버거울 때도 있고 내가 “가이드인가? 선교사인가?”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일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축복의 시간임을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까이 뵙기도 어려운 분들이 모실 수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고 그 분들을 차에 모시고 다니면 스스로 무장이 해제되고 금방 정겨운 벗이 되어 자신들의 목회와 인생 이야기들을 들려 주니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짧은 시간에 듣고 배우게 되어 유익하다. 적은 물질과 약간의 시간을 투자하여 큰 것을 얻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때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기 시작했다.(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나는 이런 기회를 <고수(高手)에게 배우는 시간>이라고 이름하고 학습자의 자세로 임한다. 그러면 그 재미가 쏠쏠하다.

고수들에게 배운 교훈들을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교회 부흥회를 인도하시기 위해서 오신 안동교회 고 김기수 목사님은 “사랑의 목회”를 알려 주셨다. “목회는 사랑으로 하는 것이고, 사랑은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우리 집에 머무시는 동안에도 기회가 되는대로 우리 아이들을 붙들고 기도해 주셨고, 귀국하신 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하셔서 우리 부부와 아이들의 안부를 물으셨다. 지속적인 관심으로 표현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