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목요일)은 우리 교역자들이 함께 금식기도하며 하루를 보냈다. 프랑스교회 임원회가 저녁에 열려서 우리가 이 예배당을 사용하는 시간을 결정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난 7년간 주일 오후 2시 30분에 예배를 드려왔는데 갑자기 오후 3시 이전에는 교회에 들어오지 말라는 일방적이고 비이성적인 억지주장을 신임 목회자가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주일 날 우리가 자기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며 예배당을 쉬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 궤변 앞에서 나는 나그네 생활의 서러움을 깊이 느낀다.
지금 우리로서는 전후좌우가 다 막힌 상황이다. 구입하려고 했던 17구 루터란교회도 그곳의 성도들이 팔지 않는다고 완강하게 버티고 있고, 파리시내의 모든 예배당들이 모두 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건물을 구입하여 교회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나 당장 구입할 수 있는 재정이 없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벼랑 끝에 서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압박을 견디는 모습과 같다. 가족이 길거리로 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애쓰는 한 가정의 가장과 같은 나는 매일같이 잠을 설친다. 그들은 스스로 주인이고 갑(甲)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를 밀어붙이고도 잠을 편안하게 잘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답답하고 참담한 심정을 조금도 이해하지 않고 오늘도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는 중에 나는 “우리가 주님을 예배하겠다고 이렇게 몸부림치는데 주님 가만히 계시면 어떻게 해요? 이런 풍랑을 만난 것이 목사인 저의 허물 때문이라면 차라리 저를 바다에 던져서라도 교회를 위기에서 구해 주세요.” 라는 기도를 드린다.
문득 시리아와 이라크의 그리스도인 형제자매들을 생각했다. 그들은 예수 믿고 하나님을 섬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 맞아 죽고 참수 당하고 불태워 죽임을 당하고 모든 것을 잃고 도망 중에 있다. 또 이 땅에 있는 많은 이방인 교회들을 생각했다. 그들도 우리보다 더 큰 아픔과 서러움에 직면하며 살고 있을것이다. 그러고 나니 우리의 고민은 사치스럽게도 느껴진다.
속히 이 문제가 해결되어 안정적으로 신앙 생활할 수 있도록 모든 교우들이 함께 기도에 동참해 주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