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에게 새로운 시작이란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이제 시작이다. 다시 시작하자. 한번 시작해 보자. 라는 말만 들어도 묵혀졌던 땅 속에서 새움이 터오는 듯한 생명력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사실 이 작은 생명력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르쥬 선교센터에서의 삶이 저희 가정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금새 자라나 있는 잡초들을 바라보며, 반짝이는 햇살을 품은 집 마당의 나뭇잎들을 보며 생명력을 느낍니다. ,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들과 오르쥬선교센터를 바라보고 있는 듯 떠있는 달을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낍니다.

 

문득 이번 한가위 보름달을 보면서는 이순신 장군의 한시가 떠올랐습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한숨 쉬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끓나니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충심이 담긴 이순신 장군의 애끓는 한시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이라고 일컫는 오늘날에는 예전과 달리 나라와 공공의 선, 정의에 대한 고민들이 상실되어 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고가 개인주의화 되어버렸습니다. 신앙도 개인화되어 하나님 중심이 아닌 나 중심이 되었고, 교회조차도 자신의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되는 종교단체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교회가 어렵습니다. 불란서 교회를 위해서 기도합시다. 하나님 나라 확장인 선교로 방향을 전환합시다. 라고 외쳐보지만, 내 생명 부지하는데 급급한 저희들입니다. 이 모습이 바로 저를 비롯한 오늘날 신앙인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교회가 어려울 때일수록 달을 만드시고, 별을 만드시고, 심지어 들풀, 잡초를 만드신 그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깨어 일어나야 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나라의 안위를 위해 한숨 쉬고, 나라 걱정만 하다 세월을 보낸 것이 아니라 이후 한산도 대첩을 통해 조선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우리들에게도 이러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다시 시작합시다. 한번 해 봅시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우리교회를 통해 이루실 생명 살리는 사역을 기대해 봅니다.

 

신금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