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찍부터 facebook에 입문했다. 이제는 페북과 내가 하나가 된 듯이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보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 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이라고 했는데 요즘 내 증상이 여기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페북사용에 대해서 숙고하고 있는 중이다.


페북은 우리 삶에 유익을 주는 장점들이 많다.
     1. 필요하고 좋은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페북을 통해서 지구촌 어디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나누는 기적이 일어난다. 목회자 이면서 선교사인 나에게는 다양한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많은 유익을 준다.
     2. 사람 사귀기가 어려운 내성적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들 수 있게 한다. 컴퓨터는 내가 입력한 것만 존재하는 일방적이고 기계적인 도구이고, 애플의 "시리"는 인격적 교류까지 가지는 못 간다. 그러나 페북은 인격적 교류가 가능하며 페북에서 사귄 친구는 어디선가 만났을 때 마치 오랜 친구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틀수 있게 된다.
     3. 자신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 나는 본래 내성적인 사람이어서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하고 드러내는 일이 힘들지만 페북을 통해서는 그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반면에 단점들도 많이 존재한다.
     1.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노출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이 존재하고 소중한 사람들과만 나누고 싶은 속 깊은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페북을 통해서 과도 하거나 불필요한 노출에 휩싸일 때가 있다. 특히 “퍼 나르기”기능은 가히 가공할만해서 피해자들이 많이 생긴다. 페북예의와 페북윤리가 필요한 지경이다.
     2. 남의 사생활에 대한 필요이상의 관심이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남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도가 지나치다. 지지와 격려 댓글도 많지만 악풀을 다는 사람도 많다. 조용히 들어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살펴보고는 흔적 없이 떠나간다. 지나치면 남의 사생활을 살피는 것을 즐기는 관음증 환자가 된다.
     3. 페북을 통해서 온라인 친구를 쉽게 사귀기도 하지만 그것이 오프라인 에서 실재의 인격적인 만남을 대치시킬 수 있다.
     4. 페북은 시간도둑이다. 기도, 성경읽기, 묵상, 독서를 위해서는 1시간을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도 페북에서는 몇 시간을 순식간에 보낸다.모든 일에 절제가 필요하다. 문명의 이기를 거부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절도 있게 사용하여 삶과 사역에 유익을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여, 페북의 노예가 아니라 페북을 부리는 지혜와 절제와 능력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