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해가 저물어간다. 시간이 참 빠르게도 지나간다.
체감 온도가 있듯이 체감시간이 있고, 그 체감시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속도를 내는모양이다.
한해를 마감하는 연말이 되면 개인. 교회. 사회적으로 다양한 모임들이 열린다.
연말연시를 이렇게 보내다보면 몸이 견디지 못하고 몸살을 앓기가 십상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한해를 마감하면서 모이는 시간을 망년회(忘年會)라고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망년회라는 말 대신에 송년회(送年會)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니 내 인생과 목회 사역이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이제 나는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할 것은 감사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말 그대로 힘들고 어려웠던 한해를 잊어버리자는 것이다.
힘들었던 일들을 다시는 생각하지 말고 기억에서 털어버리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들어지는 분위기는 대체로 먹고 마시고 취하는 것이었다.
괴로운 일이 많아서그랬을 수도 있고, 우리들의 정서가 부정적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해를 잊어버린다는 것이 아니라 한해를 보낸다는 적극적인 의미이다.
누구에게나 지난 한해는 희로애락의 날실과 북실이 교차하면서 한필의 인생비단이 만들어진다.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 행복하고 즐거웠던 일들이 모여서 인생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경험들은 잊어버려야하는 것들이 아니라
잘 정리해서 우리 인생역사의한 페이지로 만들어 놓아야 할 소중한 자산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인생여정을풍요롭게 만드는 영적리소스가 될 것이다.
즐겁고 행복하고 신나는 일들이 많았고, 단 한 가지 프랑스 교회의 태도 변화로 인한 어려움과 마음의 상실감도 있었다.
문제는 작은 상실감이 큰 기쁨을 잊어버리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감정을 진정시키고 한 해를 돌아보니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고,
드린 것보다 받은 것이 많았고, 힘든 일보다 기쁘고 즐거운 이들이 더 많았던 한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어느것도 잊어버려야 하는 것들은 없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지난 한해의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소중한 것들이었다.
회개할 것은 회개하면서 망년이 아닌 송년으로 2014년을 마감하려고 한다.